본문 바로가기

음악

Pantera - 5집 COWBOYS FROM HELL

고등학생 시절에 용돈을 꾸준하게 투자한 것이 Hot Music이라는 잡지를 사는 거였고(본가에 제법 모아놨는데 어머니가 버리셨다고...ㅠㅠ) 잡지에서 어느날 소개를 해준 밴드가 판테라였다. 뭐 그렇게 크게 주목하진 않았다가 우연찮게 라디오에서 듣고선 완전히 매료된 밴드였다.

 

1990년에 헤비메탈이 그 힘을 잃어가고 있을때 갑자기 등장한 판테라는 장담컨데 불나방같은 메탈헤드에겐 모닥불 같았다. 메탈리카가 생각이 안났다. 이걸로 끝이지.

 

내가 가진 LP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5만원 가까이 주고 산 1990년 유럽반 초판이다. 본토 미국에서도 1990년엔  LP

로 발매하진 않았다. 당연히 직장인이 되어서는 CD만 모았는데 이렇게 운좋게 구했다.

 

이전에는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던 밴드였고 메이저레이블로 가려고 했으나 28회나 거절을 당하고서 나온 앨범이라능. 음..그런데 밴드 멤버들의 인상이 모두 산적같이 생겨서 첫인상만으로는 호감이 생기긴 어려운 것은 비밀 아닌 비밀.

 

처음에는 필립 안젤모의 힘찬 고음이 귀를 사로잡다가 곧이어 다임백 데럴 칼날같은 피킹과 비니 폴의 꽉찬 드러밍이 치고 들어온다. 이 모든 것을 렉스 브라운의 그루브감이 묻어나는 베이스가 뒷받쳐주고 있다. (밴드 멤버 모두가 뛰어난 실력자들이라고 표현하면 그렇고 천재라고 해야한다.)

 

Cowboys from hell을 들었을때의 느낌이란 미지근한 소주를 여러잔 털다가 거품이 살짝 올려진 차가운 맥주 한잔을 한숨에 들이키는 기분이었다. 통쾌했다. 그냥 욕이 감탄사로 나올정도랄까. 

Cowboys from hell, Primal concrete sledge, Psycho holiday를 듣다가 등장하는 Cemetery Gates는 그야말로 고속도로에서 휴게소 같은 격이고 다시 이어 거칠것 없이 질주하는 Domination, Shattered이 이어져 나오고 마지막 곡 The art of shredding까지 그야말로 KTX다. 그래서 전곡을 듣는것만으로도 격한 운동을 한 신비로움을 겪을 수 있다. 

 

아저씨가 된 지금은 재즈가 더 귀에 들어오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하고 마음 속의 영원한 우선순위다.

 

 

 

RIP 다임백 데럴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준하, 박정운, 김민우 - 기억...우리가 머문 시간들  (0) 2020.06.26
채금(蔡琴) - 1집 출새곡(出塞曲)  (0) 2020.06.24
MJ - 7집 Bad  (0) 2020.06.22
AC/DC - 7집 /Back in black  (0) 2020.06.21
Lenny Kravitz - 2집 Mama Said  (0) 2020.06.20
G-LQ34STFP5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