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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부작사부작-런던02

걸어간 길

영국에 있으면서 이번처럼 화창한 날씨를 손에 꼽을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2월 중순인데 우리네 4월 초같은 상쾌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이 단지 밖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게 만든다. 

서울에서도 이랬단 말인가? 
책으로만 읽던 영국 날씨의 소감이 이정도면 될까?
그런데 미세먼지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이드파크

걷다보니 이번이 가장 길게 걸었던 날이었다.
패딩턴 스테이션에서 출발해 하이드파크를 가로질러 버킹엄궁전과 템즈강변을 따라 사부작사부작 움직였다.
역시 날이 좋으니 사방에 사람들이 나와서 모처럼만의 햇빛 가득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이드파크는 자연 그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관리하는 모양이다.
여기뿐만 아니라 영국 공원 모두가 그렇게 인위적인 조경이나 장식을 하지 않는 인상을 받았다.

아킬레우스 동상 (1822년 Arthur Wellesley, 즉 웰링턴 장군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나와 있음)
하이드파크를 지나 버킹엄 궁전으로 발길을 돌린다.
버킹엄 궁전 가기전에 만나는 웰링턴 아치.


원래는 버킹엄 궁전의 출입문이었는데 웰링턴 장군의 나폴레옹에 대한 대승을 선언하고 또 이를 기리기 위한 걸로 변했다고 설명되어 있다.
영국을 돌아다녀 보면 Duke of Wellington 이라는 펍이나 초상화, 동상등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내가 영국 근대사를 잘 알지 못하기에 자료를 뒤져보니, 나폴레옹이 유럽을 휩쓸고 있을 당시에 나폴레옹을 박살내고 몰락의 길로 떨어지게 만들었던 아일랜드 출신의 잉글랜드 육군 장군이다.
(영국보다는)잉글랜드의 영웅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이고 후에 총리까지 지낸 사람으로 군인으로서의 최고 위치를 점했으니 여기저기 사방팔방에서 다양한 형태로 볼 수 밖에 없다.

본명은 아서 웰즐리로 1769년에 태어나 1852년, 84세에 사망함. (흐미 그 당시로 연도 보정을 해도 장수했네~)
다만 정치인 아서 웰즐리는 완전 별로라고 하니 역시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
스코틀랜드에서 완전 반기지 않는 사람이어서 Glasgow에서는 종종 희롱을 당한다고 한다. 이 양반 동상의 머리에 콘을 뒤집어 씌우는. (구글검색하면 수없이 나옴) 

버킹엄 궁전 앞 빅토리아 기념상


웰링턴 아치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사람들이 몰려있는 버킹엄 궁전이 있다.
사람들이 출입문에 몰려 있길래 궁금해 하며 나도 잠시 서있는데 Range rover 두 대가 누군가를 태우고 출발하더니 곧 이어 환호성이 나온다. (이런 순간을 사진도 못찍는..)
차량에 탄 사람이 창문을 내리니 현재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만점~~
버킹엄 궁전 바로 앞에 빅토리아 기념상이 있다.
왜 버킹엄 궁전은 못 찍었냐면 역광으로 그다지 잘 나온 사진은 없어서.

 

버킹엄 궁전에서 다시 근위병기병대를 지나니 차량들로 한참 붐벼야 할 '팔리아멘트 스트리트'가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한쪽 길에 택시처럼 보이는 차량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 거였다.
런던 시내의 주요 간선도로가 차량 통제를 못하니 인근 사방이 매우 혼잡하다.
그래도 시위할 일이 있으면 해야한다.
시위 내용이 뭔진 잘몰라서 그냥 응원만 해주고 지나침.

템즈강변으로 나왔다.
걸다보니 템즈강 아래쪽 길이 산책하긴 더 낫다. 윗쪽 길은 볼거리가 그다지 풍부하지 않다.

(우리 서울과 비슷한 상황인게 올림픽대로쪽은 한강을 따라서 공원, 산책로, 자전거 도로 등이 잘조성되어 있는 것과 유사한것처럼)
그런데 좀 걷다보니 건너편을 바라보는 재미가 더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역설적이게도.

 

 

시티오브 런던을 상징하는 동상도 보이고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니들에서 사진 찍는 관광객도 볼 수 있다.
다리가 조금 아파오지만 목적지가 이제 눈에 들어온다.
아내 손을 꼭 잡고 힘을 더 내본다.


​JP모건 런던 본사 (런던에 여기 말고 카나리와프에도 있던데..) 앞에서 동상 사진도 찍어보고 버로우마켓으로 향한다. 아이고 다리야~~

다리를 건너서 드디어 버로우마켓에 도착했다.

눈과 입이 긴장감으로 넘치는 곳이다.
이 시장은 그 명성때문인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온 관광객들로 꽉 차 있다. 쉽게 움직이는 게 쉽지가 않다.

이번 도보여행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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