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

CAMEL - 10집 Stationary Travller

 

 

1949년생인 앤드류 라티머(Andrew Latimer)가 1971년에 결성해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는(2019년 라이브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으니)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 카멜이 1984년에 발표한 그들의 10집 Stationary Traveller. 

내가 가지고 있는 LP는 1984년 영국 초판-영국 브리스톨 여행 중에 구입해 고이 간직하고 있는데 이 역시 CD를 먼저 사고 LP를 모아야 겠다고 맘먹고 나서부터 수집하게 됐다.

 

Stationary Traveller라 함은 '머물러 있는 여행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밴드의 창립멤버이자 대주주인 '앤드류 라티머'옹 역시 천재과에 속하는 음악인으로 기타, 보컬, 베이스, 드럼, 키보드, 플루트 등을 다 능숙하게 다루고 거기다가 작곡과 프로듀서까지 하는 괴물같은 사람이다.

후대에 나오는 많은 프로그레시브 밴드에 있어서 추앙받는 사람인거는 200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에 나오는 웬만한 아이돌의 음악적 근원이 서태지를 보는거와 비슷한 위상이다. 

 

이 앨범에서도 앤드류 라티머옹이 그 실력을 전곡에 다 발휘했다. 

 

Stionary Traveller는 냉전의 막바지였던 시기의 시대상을 담은 컨셉(Concept) 앨범으로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건너려고 시도하는 동독 난민들의 시련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주제를 담았다. 

노래 제목부터가 Pressure Point, Refugee, West Berlin, Missing 등 뭘 노래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카멜은 프로그레시브록을 계속 탐구하고 연주하던 밴드 였으나 시대의 대중음악 분위기가 변하는 것을 보고서 이 앨범에서는 대중의 입맛에 좀더 다가간 시도를 했지만 평단이나 판매나 모두 부진한 성과를 냈다.

 

또 이런 음악을 즐겨하지 않는 미국에서의 인지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거의 바닥수준이다. 아마 노래 좀 듣는다는 미국인들에게 Camel이란 밴드 얘기를 꺼내면 모른다고 하는 비율이 70%까진 될 거다. (물론 근거는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노래만큼은 완전히 예외다. 그 노래는 바로 Long Goodbye.

 

과장하지 않고 내 청소년 시절에 심야의 라디오에선 일주일에 한번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전 오후가리지 않고 나왔다고 봐야 맞는 말이겠다.

Long Goodbye가 가지고 있는 서정성은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주제와는 별도로 많은 상황에 맞게 받아들일수 있고 제목부터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다양한 사연에 어울리기 때문인 듯 하다. 

 

드디어 험난한 장애물을 뚫고서 서베를린으로 탈출하려는 동베를인의 심경 - 탈출하다가 잡히면 말 그대로 긴 이별까지 각오해야 하는 - 을 마음이 가라앉는 선율로 이 컨셉 앨범의 대미를 장식한다. 절정에 이르는 부분에서는 마치 내가 노래의 주인공이 되는 감정이입 수준을 벗어나 내 과거의 수많은 장면을 눈앞으로 송환하는 마법을 선사한다. 향수라고 해야할까.

 

이런 노래다.

조촐한 내 장례식장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 노래를 틀어달라고 할까. 유언으로 말이다. 장례식 신청곡에 일단 등재 완료.

1984년 라이브 연주를 보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렇지 않아도 약간 측은하게 생겨 보이는데) Long Googbye를 기타 솔로로 연주하는 라티머옹이 내게 그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이 앨범에서도 동명의 타이틀곡인 Stationary Traveller 역시 뛰어난 서정성을 갖춘 연주곡으로 듣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떠냐할 것 같은 서글픔을 준다.  앨범 커버에 나오는 인물처럼 이른 아침 쌀쌀함을 헤쳐나가야 하는 -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그런 감정이 노래 전반에 걸쳐 밀려온다. 중간에 나오는 플루트 연주와 노래를 이끌어가는 기타는 역시 앤드류 라티머옹의 감성이다. 

 

 

 

 

여행가고 싶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John Mayer - Where The Light Is (Live)  (0) 2020.07.27
Judas Priest - 6집 British Steel  (0) 2020.07.17
Journey - 7집 Escape  (0) 2020.07.12
메탈리카 - 4집 ...And Justice for All  (0) 2020.07.07
MSP - Forever Delayed  (0) 2020.07.06
G-LQ34STFP5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