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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타고니아 - 트레킹 2일차

이른 아침에 본 풍경

 

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어제와는 달리 쾌청한 아침 날씨.

텐트 전실의 지퍼를 열자 상쾌하고 서늘한 공기가 밀려와 정신을 확 깨운다. 

밖으로 나와 스트레칭을 하니 생각보다 몸이 피곤하진 않았다.

아마도 어제 마신 보약 같은 와인때문이라며 웃었다.

 

대충 아침을 챙겨서 먹고 텐트를 걷고 다시 배낭에 짐을 넣고서 출발.

오늘 목적지 딕슨 캠핑장까지 18~19km 정도로 6~7시간 소요된다고 하니 서둘러 준비했다. 

출발 시간은 7시 45분.

 

뒤돌아서 본 세론 캠핑장

 

아직까지 날씨는 트레킹 하기엔 덧없이 좋았고 초반 구간도 평이한 수준이어서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니 정말정말 이국적인 풍경 그대로라는.

남은 인생에 이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

가보지 못한 곳도 많은데 다시 여길 또 올 수 있을까?

 

설산과 호수
뒤따라 오는 트레커들

 

완만한 경사의 산등성이 하나를 넘자 파이네 호수(Lago Paine)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때때로 불어 땀을 식혀주고 다시 내리막 길이 시작되니 발걸음도 가볍고.

 

파이네 호수
숙소 예약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공원 사무소 (Ranger Station)

 

하늘이 다시 어두워 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곧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며 다시 또 걷는다.

아침만 해도 날씨가 화창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모양이다.

알 수가 없는 것은 사람의 마음 뿐만 아니라 이곳 날씨도 포함되는 듯.

 

사람길 말길이 여기는 나눠줘 있다.
가운데 보이는 딕슨 캠핑장과 빙하

오후 1시 30분이 안되서 딕슨 캠피장에 도착 했으니 쉬는 시간 포함하여 도합 5시간 30분이 걸렸다.

예상했던 것 보다는 시간이 덜 걸렸지만 비가 내리기 전에 다시 텐트를 치고 캠핑장 관리사무실 옆에 있는 주방시설에서 좋은 자릴 잡아야 했다.

 

텐트를 치고 있으니 뒤따르던 트레커들이 속속들이 도착했다.

캠핑장 전경

샤워도 하고 잠시 숨을 고르고서 캠핑장 옆에 나있는 오솔길을 따라서 딕슨 호수로 내려가 봤다.

빙하들이 둥둥 떠나니고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은 낚시를 하고 있었다. 물고기가 있나 싶지만.

처음 본 기이한 광경들이지만 이제 더 이상 낯설지만은 않다.

빙하
낚시
이정표

 

오늘은 라면에 파타고니아 맥주를 저녁으로 즐겼다. 그리고 젖은 옷가지와 신발은 사무실 곳곳에 있는 빈 공간에 말렸다.

물론 빈 공간을 찾으려는 트레커들이 많았기에 이것도 경쟁해야 했다.

 

트레커들을 살펴보니 미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많았고 우리만 유일한 검은머리 였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미국 트레커들은 좀 시끄러웠지만 그게 젊음 아닌가.

 

밤이 찾아오고 오늘도 이국의 바람은 밤새 울음 소리를 내며 아침이 밝아 오길 기다렸다. 

파타고니아 트레킹의 이틀째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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