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구름 잔뜩 낀 하늘.
엘 칼라파테에서 버스를 이용해 엘 찰텐으로 가는 날. 트레킹이 잡혀있지 않아 마음 편하게 쉬는 오늘이기도 하다.
버스로 한시간 삼십분 정도를 이동해서 Hotel Leona 라는 곳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세계 수도까지의 거리를 표시한 안내판을 입구에 설치했다.
휴식을 취하고 나서 한시간 삼십분을 내달리니 낯설고도 황량한 느낌의 엘찰텐에 도착했다.
이런 곳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니 하는 지점에 마을은 떠있었다.
구글에 따르면 인구는 2천명도 안되는 작은 곳.
마을은 차분하고 조용했지만 아마 마을 인구만큼의 많은 여행자들이 뿜어내는 설레임과 활력때문에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예약한 숙소를 찾아가 체크인을 하고 이 작은 마을을 보물을 찾는 탐험가들처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아기자기한 식당과 카페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고 거기다가 여행의 들뜸에 맥주를 마시는 외국인들도 보였다.
저녁 시간에 이르자 우린 좀 서둘러서 식당을 찾았고 구글에서 평이 훌륭한 스테이크 전문 식당에 들어갔다.
빠리야 라 오베하 네그라 (Parrilla La Oveja Negra), '검은 양'이란 뜻의 식당.
- 찾아보니 '빠리야'는 커다란 고기 덩어리를 굽는 요리 방식 즉 바베큐를 뜻하는데 원래 스페인어로는 그릴이란 뜻이니까 우리 식으로 의역한다면 '숯불구이 검은양' 이 정도면 적절하지 않을까.
이곳에 왔으니 양고기를 먹어야 한다며 주문한 양고기 그리고 와인,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소스(양념)인 치미추리.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 한입 먹으니 들었던 생각은 내 짧은 입맛때문에 그동안 못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이 떠올랐다.
평소에도 고기를 좋아하던 아내는 아무 말 없이 무아지경에 빠져 먹으니 나 또한 그 행복감이 전해져 오더라는.
감탄을 연발하던 식사를 마치고서 다시 내일부터 펼쳐질 피츠로이 트레킹을 준비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지니 활기찼던 작은 마을은 남극의 바람만 가득한 적막으로 바뀌어 있었다.
파타고니아 최고봉인 피츠로이 산 정상이 대부분 구름에 가려져 있는 모습 또는 기류들이 뒤섞여 공기들이 뭉쳐진 모습 을 보고서 마치 연기를 뿜어 내는 것 같다고 하는 이곳 원주민의 말에서 이 마을의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연기를 뿜어내는 산 - 엘 찰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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