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 푸에르토나탈레스/엘칼라파테
2019년 11월 25일 주적주적 비가 내리는 월요일
오늘은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엘칼라파테로 버스를 타고 그저 이동하는 날.
남극에 가까운 도시라는 상징성에도 단순히 지나쳐가는 도시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는 특별한 기억이 없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바로 엘칼라파테로 오가는 대중교통이 있다면 거치지 않았으리라.
별다른 감정 없이 이 도시를 떠나 이름도 이국적이고 어감도 좋은 엘칼라파테로 약 4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서 한동안 이동하더니 잠시 멈추고 국경(이라고 해봤자 삼엄하거나 하는 분위기는 없고)을 지나쳐 드디어 아르헨티나 땅에 다시 들어왔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무려 3,000Km나 떨어진 인구 2만여명의 작은 도시 엘칼라파테.
첫 인상은 푸에르토 나탈레스와는 달리 정돈되고 세련된 그리고 부유하다는 것.
El Calafate - 구글링 해보니 파타고니아에서 자라나는 노란꽃과 짙은 남색의 열매가 열리는 관목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야 봤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는 노릇.
나켈 예누(Nakel Yenu)라는 가성비 좋은 숙소를 자리잡고 다시 내일 떠날 준비를 했다.
중심가를 둘러보고서 저녁식사는 라 타블리타(La Tablita)라는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모처럼 고기 맛을 봤다.
구글링 덕분에 좋은 식당을 찾았고 저녁 영업 전에 방문해서 세번째로 대기명단에 올려서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뭘 주문했는지 모르지만 스테이크 애호가인 아내는 무척이나 만족해 했다.
음식 사진은 웬만하면 찍지 않지만 나 역시 흡족한 마음에 몇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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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 온 것이 드디어 실감이 나는 상황.
저렴하고 맛있는 소고기와 양고기 그리고 거기에 무척이나 잘어울리는 아르헨티나의 말벡와인.
7박8일 트레킹을 하면서 쏟아 부은 체력을 이렇게 먹는걸로 조금이나마 채웠다고 할까?
여행은 일상에서의 일탈, 일탈이 주는 자유와 책임에서의 해방, 그리고 언젠가는 돌아간다는 아쉬움이 주는 그 모든 것의 덩어리다.
내일은 엘 찰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