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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인생이라는 편도 기차 여행

오래만에 쓴다.

 

최근에 경복궁역 서촌에 작은 카페를 열었다. 까페인지 바(Bar)인지는 나도 헷갈리지만.

기존에 있던 카페를 인수해서 내 취향과 감각을 반영하고 있는 중이다.

간판 시안도 어제 넘겼고 명함은 아직 발주도 못넣었다.

그래도 지인들이 찾아와서 응원을 해주고 그리고 팍팍 와인도 마셔줬다.

 

카페를 한다고 하니 많이 들었던 말은 왜 지금이냐고 했다.

코로나 19가 사그라들기는 커녕 평원에 무섭게 퍼지는 산불같은 시기에 자영업을 하겠다고 하니까 말이다.

뛰어든 이유야 많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그나마 논리적으로 내세울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여생을 하기 싫은 조직생활을 견디다가 쉰살 넘어 그 어느 나이에 회사라는 울타리를 나왔을때 두려움에 떠밀려 엉뚱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때 차가운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자고 결심한 것이다.

 

명분과 이유를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생각해낸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론적으로 아무 사고도 치지 않으면 임금피크제를 통해서 쉰여덟살까진 다닐 수 있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 나이에 바깥세계로 나와서 그땐 뭘 해야할까?

남아있는 것은 박살나기 쉬운 자존심과 노년을 향한 불안한 시선말고 더 있을까?

 

내가 다녔던 회사는 돈 많이 주고 노조도 있는 직장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야생에서 더 힘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몰아서 쓰는 연차도 다 끝나고 배우자의 직장 의료보험 등재자로 넘어가는 순간 비루하고 냉혹한 현실에 더 춥게 느껴진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개인임을 실감한다.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아무튼 자영업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초심을 잃지 않고자 여기에 기록한다.

내가 내린 결정에 다림질 하듯 불안함이 다 펴지지 않았지만 일단은 직진을 할련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독서 그리고 단순한 생활에 적응하려고 한다.

 

 

 

 

 

 

 

 

그런데 제길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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